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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새? 코끼리는 머리? 일본 동물 단위의 이유

키미의 일본생활 2024. 12. 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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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새?
토끼는 새?

 

 

일본어에는 동물을 세는 독특한 방식이 있다.

동물의 크기와 특징, 심지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이유들까지 포함되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토끼가 로 취급된 이유, 그리고 코끼리 같은 동물을 왜 "머리"로 세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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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왜 새로 취급되었을까?

 

일본에서 새를 세는 단위는 "와 / -わ(羽)"이다. 참새는 "이치와(1羽)", 비둘기는 "니와(2羽)"로 센다.

그런데 네 발 달린 포유류인 토끼도 이 단위를 사용하는 것은 꽤나 의아하다.

 

이 관습은 일본의 불교적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675년 텐무 일왕이 육식 금지령을 내리며, 소, 말, 개, 원숭이같은 네 발 달린 동물의 고기를 먹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새와 물고기는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렇다면 토끼는 어떻게 이 예외에 포함되었을까? 토끼를 먹기 위해 사람들은 "귀가 길어 깃털처럼 보이고, 뛰는 모습이 새와 비슷하다"며 새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결국 토끼는 새와 같은 "와 / -わ" 단위를 사용하는 동물로 분류되었고, 이 관습은 지금도 일본어에 남아 있다.

 

 

 

 

이번에는 큰 동물을 세는 방식에 대해 살펴보자.

 

코끼리나 말 같은 동물은 왜 "머리(頭)"로 세는 걸까?

 

코끼리는 토우
코끼리는 토우

 

일본어에서는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작은 동물은 "히키 / -ひき(匹)"를 사용하고, 코끼리나 소 같은 큰 동물은 "토우 / -とう(頭)"를 사용한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설이 있다.

바로 "성인 남성이 맨손으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단위를 나누었다는 것이다.

 

 

고양이나 강아지처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동물은 "잇피키(1匹)"로 세고,

말이나 코끼리처럼 싸워서 이기기 어려운 동물은 "잇토(1頭)"로 센다.

 

 

"머리(頭)"라는 단위는 고대 중국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동물의 머리를 기준으로 세던 관습이 일본에 전해져 큰 동물을 세는 데 사용되었는데, 숫자와 함께 발음할 때는 "잇토", "니토"처럼 간소화되어 들리지만, 원래 발음은 "토우(とう)"다.

 

 

토끼 외에도 새와 같은 단위 "와 / -わ"를 사용하는 동물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박쥐(코우모리 / コウモリ)다.

박쥐는 날개를 가진 하늘을 나는 동물로 간주되어 새 단위를 사용한다.

또한 나비(蝶)잠자리(蜻蛉) 같은 곤충도 일부 문맥에서 "와 / -わ"로 세기도 한다. 이는 문화적 관습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용되는 예다.

 

일본어 단위는 단순히 동물의 수를 세는 역할을 넘어, 그 안에 문화적, 역사적 맥락이 담겨 있다.

 

 

작은 동물은 "히키 / -ひき(匹)",

크고 강한 동물은 "토우 / -とう(頭)",

날거나 가벼운 동물은 "와 / -わ(羽)"

 

를 사용한다.

 

 

단순히 수를 세는 도구를 넘어, 단위 하나에도 동물의 특징과 역사적 배경이 담겨 있다.

 

다음에 토끼를 보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저 토끼는 새로 취급되어 단위까지 특별 대우를 받았구나."

그리고 코끼리를 보면,

"이 코끼리랑은 싸워서 못 이기니까 머리로 세는구나."

 

 

 

동물을 세는 방식 하나에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니 ㅎㅎ 너무 재미있고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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