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너무나 당연했던 풍경이 있습니다.
좁은 역 앞 골목을 걷다 보면 회색의 기다란 금속 재떨이가 놓여 있었고,
패스트푸드점 안에는 담배 연기가 자욱하게 퍼져 있었습니다.
특히 맥도날드 매장에서 흡연석과 비흡연석이 구분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 일본 생활을 시작한 저 포함,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으리라 생각 됩니다.
과거 일본 맥도날드, 흡연석과 비흡연석의 공존
처음 일본에 왔을 때, 동네 역 앞에는 3층짜리 맥도날드가 있었습니다.
1층은 주문 카운터와 몇 개의 테이블, 2층은 전석 흡연석, 3층은 유일한 비흡연석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서면 공기 중에 떠도는 담배 연기와 희미한 햇살이 겹쳐져, 공간 전체가 흐릿하게 보였었고,
아이 손을 잡은 가족들은 3층으로 서둘러 올라갔습니다.
흡연과 비흡연 구역이 나누어져 있었지만,
칸막이 혹은 계단 하나로 담배 연기의 확산을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가나가와현, 지역 단위 최초 금연 매장 시행
2010년 3월 1일, 일본 맥도날드는 가나가와현 내 298개 매장에서 전면 금연(일부 매장은 완전 분연)을 실시했습니다.
이는 일본 맥도날드가 지역 단위로 처음 금연을 전면 도입한 사례로,
보다 쾌적한 식사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이루어진 조치였습니다.
흡연 고객의 감소보다 가족 단위 방문객과 비흡연자 고객의 증가가 더 컸으며,
이후 일본 전국적으로 금연 매장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국 모든 매장의 실내 금연화
2014년 8월 1일부터, 일본 내 모든 맥도날드 매장에서 실내 금연이 공식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맥도날드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2014년 8월 1일부로 전 매장에서 실내 금연을 실시하였습니다(全店全席禁煙)"
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전국 3,135개 매장에서 완전 금연이 실시되었으며,
흡연하지 않는 사람들과 가족 단위 고객층으로부터 환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흡연자가 많은 비즈니스가 밀집된 지역 매장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고객 감소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합니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패스트푸드를 이용한다", "금연이라면 다른 가게를 찾겠다"는
흡연자들의 경향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도 발표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 전역의 맥도날드 매장이 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금연 정책이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20년, 건강증진법 개정과 금연의 일상화
2020년, 일본은 '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공공장소 금연을 법으로 의무화했습니다.
맥도날드를 비롯해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매장과 역, 쇼핑몰 등 공공시설에서도 흡연 구역이 철거되고
금연 구역이 확대되었습니다.
이제 일본의 맥도날드 매장에는 흡연실이 없습니다.
맑고 쾌적한 공기 속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맥도날드뿐 아니라, 과거 역 구내 곳곳에 설치되어 있던 회색 재떨이도 조용히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대신 역 구내에는 금연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과 깨끗한 대합실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재떨이 앞에 모이지 않고, 담배 연기 대신 상쾌한 공기를 나누며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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