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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의 일본생활/이런것도 있구나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한국과 일본 ‘리(里)’ 차이 완벽 정리!

by 키미의 일본생활 2025.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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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쓰는 거리 단위 ‘리(里)’, 일본과 한국에서는 다르다?

 

By On-chan - 자작, 퍼블릭 도메인,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2162238
출처 By On-chan - 자작, 퍼블릭 도메인,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2162238

 

같은 ‘리(里)’라도 한국과 일본에서는 그 길이가 다르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저녁에 곳찌랑 내일은 어디를 갈까 하며 대화를 나누던 중 "내일은 한 백리 정도 떨어진 곳으로 가볼까?"라고 했더니, 곳찌가 "백리? 그럼 오사카까지 가는 거리네?"라고 하더라. 순간 귀를 의심했다.


"응? 여기서 오사카까지라고?!"


한국에서 '백리'라고 하면 40km도 안 되는 거리인데, 일본에서는 거의 400km에 해당하는 거리였던 것. 

 

이 차이가 궁금해서 직접 찾아보고 정리했다.

 

일본의 유명한 도쿄인근 치바의 해안선 쿠쥬쿠리(九十九里)를 예로 들어 이야기 할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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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里)의 차이, 일본 vs 한국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라는 아리랑의 가사 모두들 알고 있을거라 생각된다.

여기서 말하는 ‘십리(十里)’는 한국에서 약 3.93km(4km)를 의미.

 

그런데 일본에서 ‘십리’라고 하면 무려 39.27km! 10배나 차이가 남.

 

  1리(km) 10리(km) 100리(km)
한국(조선식) 0.393km 3.93km 39.3km
일본(에도 시대 기준) 3.927km 39.27km 392.7km

 

 

즉, 같은 ‘백리(百里)’라도 한국에서는 약 39.3km지만, 일본에서는 392.7km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일본에서 사용하는 리(里)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지만, 일본식으로 변형된 단위.

 

  • 1 리(里) = 약 3.927km
  • 1 십리(十里) = 약 39.27km
  • 1 백리(百里) = 약 392.7km

 

일본에서는 리(里)를 과거 도로 거리 측정에 사용했는데, 특히 에도 시대(江戸時代)에 도카이도(東海道) 같은 주요 도로에서 거리를 표시하는 기준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원래 중국의 영향을 받아 리(里)를 사용했지만, 조선 시대에는 조선식으로 단위를 조정했다.

 

  • 1 리(里) = 약 0.393km (393m)
  • 1 백리(百里) = 약 39.3km

 

즉, 한국에서 백리(百里)라고 하면 39.3km 정도 되는 거리인데, 일본에서는 백리(百里)가 392.7km로 훨씬 길다.

 

만약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라는 아리랑의 가사 일부분을 일본 기준으로 해석하면 어떨까?

 

  • 한국식 십리(3.93km) : 조금 걷다가 힘들어짐 
  • 일본식 십리(39.27km) : 마라톤 거리 

 

한국에서는 ‘십리’가 그리 긴 거리는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엄청난 거리를 의미한다.

또한, 조선 시대에는 ‘백 리 길을 걸었다’고 하면 하루 정도 걸릴 거리지만,

일본에서 ‘백 리’라고 하면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갈 정도의 거리(약 400km)라서 같은 표현을 써도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듯.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이 차이는 한 리(里)를 몇 보(步)로 정하느냐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 중국의 리(里)는 원래 360보(步) → 후에 300보로 조정됨.
  • 일본은 명나라 때의 기준을 사용하여 1 리(里) = 36정(町) (1정 = 약 109m)로 결정.
  • 조선은 1보(步)의 개념을 다르게 정해서 1 리(里) ≈ 393m로 사용.

즉, 같은 ‘리(里)’라는 단어를 쓰지만, 각 나라에서 ‘1리’를 몇 걸음으로 할 것인지 기준이 달랐기 때문에 차이가 생긴 것.

 

 

 


일본 치바현의 ‘99리’ 해안선, 쿠쥬쿠리(九十九里)

 

이제 이 거리 개념을 실제 장소에 적용.

일본 치바현에는 쿠쥬쿠리(九十九里)라고 불리는 해변이 있다.

이름을 직역하면 ‘99리 해안’이라는 뜻인데, 일본식 거리 개념으로 99리면 약 66km에 해당.

 

우리나라 거리 개념으로 생각하면 99리는 약 39km 정도밖에 안 되니, 체감하는 길이가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실제로 이 해안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긴 해안 중 하나이고, 서핑이나 해변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아주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거리 개념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게 참 재미있지 않나요?

일본 여행을 하면서 ‘리(里)’라는 단어를 볼 일이 있다면, 한국식 거리 감각으로 계산하면 안 된다는 것!

 

언젠가 치바현의 쿠쥬쿠리 해변을 방문하게 된다면, ‘99리’의 길이가 실제로 얼마나 긴지 직접 체험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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