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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곳찌가
"깡순이랑 키미, 너희 둘 성격이 또-옥 같아서 엄청 싸울 거야. 그게 벌써 보여… 무서워…"
그때 나는 코웃음을 치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넘겼었다.
하지만, 1년도 아니다. 한 달, 세 달, 반년… 시간이 흐를수록 투정이 늘어나고, 말대꾸가 하나둘 시작됐다.
처음엔 그냥 귀엽기만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시처럼 박혔다.
"이렇게나 빨리 사춘기가 올 줄이야…" 싶었지만, 주변 엄마들은 오히려 담담했다.
"우린 진작부터 그랬어. 매일 싸운다니까."
"그래서 다들 아들이 편하다고 하나 봐. 아들은 이런 감정 싸움이 없거든."
"아냐, 우리 집은 첫째는 그랬는데 둘째는 또 안 그러더라."
딸을 키우는 엄마들 열이면 일곱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때는 말도 안 되는 無논리로 나를 당황하게 하더니,
이제는 제법 그럴싸한 논리를 내세우며 정면으로 맞선다.
예전에는 "엄마가 알아서 해줄게"라고 하면 금세 웃던 아이가,
이제는 "엄마가 뭔데 내 마음을 다 알아?"라며 날카롭게 쏘아붙인다.
나는 그 말에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쩐지 마음이 저릿하다.
지금도 깡순이와 한바탕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아서.
어디서 들었는데,
엄마와 딸이 가장 많이 싸우는 이유는 서로 가장 닮았기 때문이라더라.
아이고, 머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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